암 발생 부작용 극복 만능줄기세포 nEPS 개발, 147개국 특허 출원

이미지 제공= 비비에이치씨
이미지 제공= 비비에이치씨

‘꿈의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C). 과거 황우석 박사 사태로 윤리 논란이 된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iPSC는 성체 세포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줄기세포다.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iPSC 생성에 첫 성공,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이래 다양한 임상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 효율성이 매우 낮은데다 악성 종양 발생 가능성을 안고 있어 이를 제어하는 것이 큰 숙제였다.

오랜 노력과 희생 끝에 이를 극복하는 문을 열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비비에이치씨(bBHC)다. 비비에이치씨는 만능줄기세포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기술로써 공헌하길 바라는 초심에서 연구를 시작, 부작용 없는 역분화줄기세포 nEPS(newly Elicited Pluripotent Stem Cells without side effects by natural compound)를 개발했다.

비비에이치씨는 지난 5년간 분당 서울대병원 등 권위 기관과의 동물실험을 거쳐 nEPS의 차세대 약물로서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이제 기술의 해외 수출 및 사람 대상 임상을 앞두고 있다.

비비에이치씨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줄기세포에 대한 기존 인식을 뒤바꾸고 한국 바이오 산업에 큰 획을 그을 것을 자신했다.
 

nEPS는 기존 iPSC와 어떻게 다른가?

nEPS의 원자재는 중간엽 줄기세포(MSC)다. 지방ㆍ제대혈ㆍ탯줄ㆍ골수ㆍ치아 등에서 분리 추출한 MSC를 조작기술이 아닌 단순 천연 화합물 이용해 만능성을 유도한 것이다. 우리는 천연 화합물 관련 연구를 오랫동안 해 왔고 이미 다수 논문을 발표한 노하우가 있다.

기존 iPSC는 환자 자신의 체세포를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능성을 유도한 것이며, 환자 본인에게만 적용 가능하다.

만능줄기세포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내, 외, 중배엽으로 ‘삼배엽성 세포 분화’가 되어야 하는 점이다. 문제는 암이 발생하는 부작용인데 그 동안 만능줄기세포의 당연한 공식처럼 인식됐다.

그러나 nEPS는 삼배엽분화가 확인됐지만 자체로 증식을 안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암도 없었다. iPSC는 암 관련 마커 발현율이 높았으나 nEPS의 경우 MSC보다도 낮게 발현됐다. 연세대학교 종양원성 실험 결과 iPSC는 4~6주내로 악성종양이 발생한 반면 nEPS는 16주까지 관찰 결과 종양 발생이 없었다. 면역원성도 유무 상관 없이 암이 발생하지 않았다.

생산 효율성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체세포 100개의 iPSC유도시 성공률은 5%정도다. 반면 nEPS는 타가, 자가 상관 없이 MSC 100개 중 90%가 nEPS화하는 것이 확인됐다. 자체 증식이 되지 않는 점을 보완할 수 있는 특징이다. 또한 nEPS는 타가와 자가 MSC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
 

nEPS의 주 타겟 질환은?

혈액암 등 협소한 타겟에 국한된 대부분의 제약사와 달리 우리는 간암, 대장암, 폐암 등 전반적 암 치료에 관심 있다. 이를 보다 빠르게 확산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 수출을 하고자 한다.

또한 nEPS의 암 극복 효과는 수명 연장과 연결된다. 실제 분당 서울대병원과 공동 연구하면서 쥐들의 수명연장 효과를 확인했다. 그 메커니즘은 연구 중이다.

췌장 베타세포, 간세포 관련해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연구중이다. 간경화 유도한 쥐에게 nEPS를 주사한 결과 간 재생 효과를 확인했다. 말기 간경화의 경우 암 유발 되는데 nEPS는 암이 사라졌다. 마이크로 RNA를 통해 nEPS의 암치료 효과 여부를 분석 중이다.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단순 분리 세포에서 기인한 MSC도 뇌손상환자 적용 시 눈에 띄는 치료 효과를 보인다. 그런데 nEPS는 뇌의 BBB층(Blood Brain Barrior)층을 통과하는 데다 뇌손상 입힌 쥐  실험에서도 손상 조직 재생 효과를 보였다. MSC보다 더 뛰어난 효과를 보일 것으로 추측해 연구 예정이다.
 

 nEPS 이용한 인공장기 개발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리는 다국적 제약사와 함께 nEPS 활용한 인공장기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iPSC는 소공동에서 맞춤으로 양복을 다 맞춰 입는 것이라면, nEPS는 SPA의류 매장 가서 사이즈 맞는 기성복 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타가 세포로 nEPS를 만들어 간세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간 질환자의 경우 타가 탯줄유래 MSC로 nEPS만들어 간세포로 배양해 주사하면 된다. 이 때 전신이 아닌 간세포에만 부분적으로 주사할 수 있도록 ‘셀 파우치(Cell Pouch)’를 피하에 심는다. 1형 당뇨쥐 대상 실험에서도 nEPS를 담은 파우치가 일종의 인공 췌장으로써 기능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제 기능을 못하는 간, 콩팥 등 장기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비비에이치씨의 올해 목표가 있다면?

올해는 매우 공격적으로 해야 하는 단계다. 내년 2월까지 미국 전임상에 들어가는 것을 타겟하고 있다. 이후 사람 대상 임상 들어간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지적재산권이다. 우리 기술을 특허로 보호해야겠다 싶어 2013년도부터 특허 출원 등록한 결과 현재 470여 건 특허 등록 됐다. 그 중 300여개는 한국ㆍ미국ㆍEUㆍ이스라엘ㆍ호주ㆍ일본에 됐다. 이제 nEPS의 특성과 관련 기술을 논문 발표 준비 중이다. 

다국적 제약사에게 우리 기술을 라이센싱 아웃, 수출하는 것을 단기적 계획으로 잡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가 세포치료제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이들과 협력했으면 한다. 현재도 우리의 주요 파트인 암, 당뇨, 간경화 치료 분야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또한 신경계 질환도 새로운 프로젝트로 진행 예정이다. 미국에서 1년 내로 독성과 유효성의 FDA승인을 받고 임상 1상도 진행하려고 한다.
 

왜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인가?

경험상 국내 바이오 시장은 생산적 비판, 박수나 응원이 아닌 끌어내리려는 경향이 매우 심하다. 우리는 보스턴 컨퍼런스에서 연구 성과를 처음 발표한 이래 다국적 제약사 임원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기술에 대한 호기심에 바탕한 토의가 이뤄지고 있다. 교토대 교수들이 참석한 제약 포럼에서도 nEPS를 발표했는데 그 때도 깎아내리려는 의도의 질문은 없었다. 일본 제약사 관계자, 동경대 교수도 우리의 연구 성과에 대해 노벨상 감이라며 호평했다.

이러한 제약 때문에 미국에서의 임상 및 기술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 기술이 국내에서 인정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첨단재생의료법(이하 첨생법)으로 인해 부딪히는 한계가 있는지?

첨생법 역시 비비에이치씨의 미국 진출을 결정하는 계기가 됐다.

작년 8월 시행된 첨생법은 실제로 기술 상용화가 힘들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용성형에만 오픈 돼 있다. 실제적 바이오 의학 산업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난치질환 치료로는 여전히 제약이 심해 보인다.

대표적인 부분은 이전에 단순 분리한 경우에 한해 치료목적으로 사용 가능했던 탯줄 유래 MSC를 이젠 연구용으로밖에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규정이다. nEPS도 탯줄 유래 MSC 운용이 큰 장점이였는데 막혔다. 타가세포는 물론 자가세포 사용도 제한됐다. 물론 안전성은 매우 중요 문제니 타이트한 규정이 필요하나 과학 기술 발전 측면에는 문제가 된다 생각된다.

MSC의 경우 이미 세계적으로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가 다수 발표됐다. 그러나 이를 규제한 것이 저희로선 당혹스럽다. 미국은 최소한 타가세포, 탯줄 제대혈 사용에 제약이 없다. 시장도 더 크다.
 

국내 바이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한다면?

경영학 전공자로써 다국적 제약사, 교수와의 다양한 컨퍼런스를 통해 느낀 것은 국가 정책이나 환경이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재생의학ㆍ세포치료ㆍ줄기세포ㆍ유전자치료 등에 대해 우리나라보다 훨씬 관대하다. 탄력적 사고를 할 수 있고 확실한 기술이 개발 가능한 분위기로 생각된다.

현재같은 타이트한 규제는 젊은 연구자들의 혁신적 생각을 멈출 수 밖에 없어 미래 바이오 산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미용 성형에만 타겟팅 된 것도 안타깝다. 세계 시장에 대해 더 연구하고 해외 사례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오민선 비비에이치씨 대표이사
 

-상명여대 경영학부 졸  

-뉴욕주립대 졸  

-인디애나대학교 켈리스쿨 MBA 재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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